미국 연준 금리

미국 연준은 지난주 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견고한 탓에,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는 2024년 금리가 25bp 한 차례 인하될 것만을 나타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주에 발표되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5월 연간 물가상승률이 3.3%였고, 물가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데이터는 모두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10bp 낮았지만, 상승 속도는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더 높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 2%에 대해 적당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러한 어감은 지난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추가 진전이 없었다고 한탄했던 것보다 훨씬 온건적었다.

연준 의장 제롬파웰은 FOMC 회의 몇 시간 전에 발표된 CPI 데이터에 대해, “우리는 오늘 보고를 진전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확신을 얻는 과정으로 이어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현재 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확신이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파웰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확신’이라는 단어를 스무 번 이상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 2%로 꾸준히 향한다는 확신을 제공할 데이터가 먼저 필요할 것”을 강조했다.

만약 파웰의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다음 영상을 참고하기 바란다.

금리 인하에 나선 중앙은행

미국 연준은 상대국인 캐나다와 EU가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보다 높음에도 금리를 낮춘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리가르드는 “이 행보에 대한 전반적인 우리의 자신감은 지난 몇 달 동안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사실 이제까지 연준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을 항상 2%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0년에 평균 인플레이션 방식을 도입하면서, 인플레이션이 2%를 넘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기로 했다. 이것은 인플레이션이 2%를 넘더라도, 평균이 2%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 금리 인상을 유지하게 됨을 의미한다.

몸을 사리는 연준

미국 중앙은행이 지난 2021년 물가상승에 대해 잘못 대처했던 것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에 대한 연준의 조심스러운 입장은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2021년 인플레이션이 오르기 시작했을 때, 연준은 물가상승이 공급망 문제, 팬데믹 이후 수요 상승, 높은 상품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연준은 수요공급 시나리오를 개선하면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1월이 되자, 파웰은 물가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음을 인정했다. 당시 인플레이션이 저절로 시들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승 중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던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파웰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분류한 것이 처음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심각한 폭락에서 시장을 구하기 위한 연준의 계획은 통화공급을 크게 늘리는 것이었고, 이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순진한 생각은 조롱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연준은 명백히 미국 시장의 깨지기 쉬운 회복세를 약화시키고 싶지 않았고, 2021년 말이 되어서야 통화완화정책을 뒤집기 시작했다.

금리를 빨리 낮추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연준을 바라보며, 몇몇 경제학자들은 이들이 지난 교훈 이후 몸을 사린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경제학자 얀 핫지우스는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면, 자신의 능력에 대해 더욱 염려하게 될 겁니다. 두 번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은 것이죠”라고 말했다.

연준은 너무 보수적인 것일까?

몇몇 사람들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늦춤에 따라, 미국 경제(특히 주택시장)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웰은 이전에도 금리 인하는 미국경제를 침체로 이끌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반면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연준이 미국 경제 둔화를 증폭한다고 비난했다.

파웰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늦은 조치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든게 엉망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습하는 것은 우리가 계획하는 바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언제 금리를 인하할까?

CME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10%에 달하는 트레이더만이 연준의 7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예상된다고 했으며, 9월 가능성은 63%라고 한다. 트레이더의 45.6%는 연준이 2024년 말까지 금리를 5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고, 25.1%는 같은 기간 동안 25bp 한 번만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연준의 대응책에 대해 트레이더들이 수차례 잘못판단한 바 있고, 이들의 예상은 종종 연준보다 온건적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하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가 이미 몇 달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고 지난 수차례 회의에서 동결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아직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금리에 민감한 시장에 도움이 될 것

미국 경제는 그동안 잘 버티었고, 많은 경제학자들이 기대했던 즉각적인 침체 및 경착륙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 많은 부문(특히 주택과 자동차 같은 금리에 민감한 산업)이 높은 금리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이러한 부문의 수요를 자극하고, 시장 심리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낮은 금리는 주식과 암호화폐 같은 위험 자산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재정적자

특히 금리가 몇 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성장주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또한 크게 치솟는 미국 국가부채(GDP 대비 120% 이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초, 의회예산처(CBO)는 미국 연간 순이자 비용이 2024년에 87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또한 정부가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고, 이자지출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이는 많은 이들이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라 보고 있는 재정적자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